1980년 5월의 광주. 나른한 오후를 적시는 햇볕은 일상의 평온을 드리우지만, 그 평온 뒤에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긴장이 감돌고 있다. 소년 동호는 친구들과 함께 웃음으로 채운 하루를 보내지만, 그 순간은 짧고 비극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진다.
1. 동호, 평범한 소년의 하루
『소년이 온다』의 문은 동호라는 소년의 순수하고 평범한 삶을 보여주며 열린다. 학교에서 돌아온 동호는 친구와 소소한 장난을 나누며 골목길을 지나간다. 햇볕은 골목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의 웃음은 하루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햇볕이 부서지듯 내리쬐던 오후, 거리엔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동호는 친구와 장난을 치며 소리 내어 웃었다.”
이 짧은 순간은 동호의 일상에서 가장 빛나는 평화의 잔상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 평범함은 긴장으로 차오르는 광주의 분위기와 곧 충돌하게 된다.
2. 광주 거리의 변화, 처음 느낀 긴장
광주 거리의 공기는 변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골목 곳곳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은 낯선 긴장을 동반한다.
“그날, 처음으로 거리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소란스러웠지만 침묵이 흐르는 듯했다.”
시위대의 목소리는 메아리처럼 광주 거리에 퍼져 나가며, 동호의 귀를 채운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구호는 그에게 낯설지만 동시에 어딘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소년은 처음으로 자신이 알지 못하는, 거대한 세계가 바로 눈앞에서 요동치고 있음을 감지한다.
3. 친구를 향한 동호의 첫 걸음
소년은 시위대의 소음 속에서 친구 정대의 뒷모습을 발견한다. 그가 향하는 곳은 시위대의 중심. 동호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그를 따라간다.
“어디 가냐고 묻고 싶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친구의 뒤를 따르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이 선택은 소년의 삶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서사의 출발점이 된다. 그는 아직 모른다. 자신의 발걸음이 단순히 친구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광주의 잔혹한 진실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는 것을.
4. 정리
『소년이 온다』는 동호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광주라는 공간을 그려낸다. 일상과 평화로 시작했던 이야기는 소년의 걸음이 이끄는 대로 긴장의 중심을 향해 나아간다. 이 첫 장은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독자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비극을 암시하며 광주의 어두운 역사로 우리를 인도한다.
다음 에피소드는 소년이 온다 2/10: 거리에서의 충돌로 이어진다.